
미세먼지 '나쁨'이라는 예보를 봐도 정확히 뭘 조심해야 할지 애매하죠. 등급의 의미와 등급별로 뭘 하고 뭘 피해야 하는지, 마스크는 뭘 써야 하는지까지 정리했어요.
먼저, PM10과 PM2.5는 다릅니다
예보에 나오는 두 숫자는 입자 크기가 달라요.
- 미세먼지(PM10) — 지름 10㎛ 이하. 주로 코·목에서 걸러집니다.
- 초미세먼지(PM2.5) — 지름 2.5㎛ 이하로 훨씬 작아, 폐 깊숙이·혈관까지 침투할 수 있어 건강에 더 위험합니다. 그래서 행동 기준은 보통 PM2.5를 봅니다.
4등급의 숫자 기준 (PM2.5, ㎍/㎥)
좋음 0~15 / 보통 16~35 / 나쁨 36~75 / 매우나쁨 76 이상. 참고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은 이보다 훨씬 엄격해서, 우리 기준 '보통'이라도 민감한 분들껜 편치 않을 수 있어요.
등급별 행동 요령
- 좋음·보통: 야외활동·운동 모두 OK. 환기도 충분히 하세요 — 요리·청소로 생기는 실내 오염물 때문에 환기는 미세먼지가 웬만하면 하는 게 낫습니다.
- 나쁨: 일반인은 장시간·격렬한 실외 운동을 줄이고, 어린이·노약자·임신부·호흡기/심장 질환자는 가급적 실내에. 외출 시 KF80 이상 마스크. 환기는 짧게(하루 3번, 회당 3분 안팎), 단 요리 후에는 환기 후 공기청정기를 돌리세요.
- 매우나쁨: 격렬한 실외 운동은 모두 실내로 대체, 외출 자체를 최소화. 외출 시 KF94 권장, 창문은 닫고 공기청정기 가동. 민감군은 외출 자제.
마스크는 KF80 vs KF94
KF80은 평균 0.6㎛ 입자를 약 80%, KF94는 0.4㎛ 입자를 약 94% 걸러냅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율이 높지만 숨쉬기는 답답해져요. 일상용은 KF80, 매우나쁨·장시간 노출엔 KF94가 적당합니다. 중요한 건 등급보다 얼굴에 밀착되는지 — 옆으로 새면 등급이 높아도 소용없습니다. 젖거나 하루 쓴 마스크는 차단력이 떨어지니 교체하세요.
확인 습관 만들기
미세먼지는 하루 안에서도 크게 출렁입니다(대체로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에 높아짐). 외출 전 미세먼지 실시간 도구에서 우리 동네 측정소 수치를 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아요. 에어코리아 공식 측정값이라 포털 위젯보다 측정소 단위로 더 자세합니다.
※ 본 글은 일반 건강 정보이며, 호흡기·심장 질환이 있으면 의료진 안내를 우선하세요.
황사와 미세먼지는 다릅니다
둘 다 하늘이 뿌옇게 보이지만 성격이 달라요. 황사는 사막에서 날아오는 모래먼지가 주인공이라 입자가 상대적으로 굵은 편이고, 미세먼지 고농도는 자동차·공장·난방 등에서 나온 오염물질이 대기에 갇히며 짙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겨울과 봄에 유독 심한 이유는 난방 수요가 늘고, 대기가 정체되어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날이 잦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바람이 강하거나 비가 온 뒤엔 수치가 뚝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며칠 지나면 좋아지겠지"라는 감각보다, 그날그날 수치를 확인하는 습관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예보에서 황사와 초미세먼지 나쁨이 같은 날 함께 뜨기도 합니다. 이런 날은 입자 굵기를 따질 것 없이 노출 자체를 줄이는 게 답이에요. 마스크와 환기 요령은 본문의 등급별 행동 요령을 그대로 따르면 됩니다.
실내 미세먼지, 요리할 때가 고비입니다
바깥이 깨끗한 날에도 집 안 수치가 치솟는 순간이 있는데, 대표적인 게 굽고 튀기는 요리예요. 기름과 재료가 타면서 미세한 입자가 다량 발생합니다. 바깥 공기가 나빠 환기를 못 하는 날일수록, 실내에서 만들어지는 먼지를 줄이는 쪽이 더 중요해집니다.
- 조리를 시작하기 전에 레인지후드를 미리 켜고, 요리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계속 돌리세요.
- 후드만으로는 부족하니 조리 중엔 주방 쪽 창문을 살짝 열어 배출을 도와주세요.
- 요리 후에는 환기로 오염된 공기를 먼저 내보낸 다음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순서가 효율적입니다.
- 청소할 땐 마른 빗자루질보다 진공청소기와 물걸레가 먼지를 덜 날립니다. 청소 직후 짧은 환기도 좋아요.
- 생선처럼 연기가 많이 나는 요리는 나쁨인 날을 피해 미루거나, 뚜껑을 덮는 조리·오븐 조리로 방식을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 향초·스프레이·실내 흡연도 실내 공기를 나쁘게 합니다. 환기를 못 하는 날엔 이런 것들도 같이 줄여주세요.
아이·반려동물과 외출할 때
같은 수치라도 몸이 작거나 면역이 약한 가족에겐 영향이 더 클 수 있어요. 보호자가 기준을 한 단계 보수적으로 잡아주는 게 요령입니다.
- 아이는 몸집에 비해 호흡량이 많고 키가 낮아 지면 가까이의 먼지에 더 노출되기 쉽다고 알려져 있어요. 나쁨 이상인 날엔 바깥 놀이 시간을 짧게 조절해주세요.
- 어린이 마스크는 성인용을 접어 씌우기보다 아이 얼굴 크기에 맞는 제품으로, 틈이 뜨지 않게 씌우는 게 핵심입니다. 답답해하면 억지로 오래 씌우기보다 외출 자체를 줄이는 쪽이 낫습니다.
- 반려견 산책은 나쁨인 날엔 짧게, 매우나쁨인 날엔 실내 놀이로 대체하는 걸 검토하세요. 산책 후 발과 털을 닦아주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먼지도 줄일 수 있습니다.
- 노약자·임신부와 함께라면 도로변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동선을 짜고, 이동은 가급적 차량이나 대중교통으로 짧게 끝내세요.
- 아이든 반려동물이든 기침·눈 비빔 같은 반응이 이어지면 진료(반려동물은 수의사 진료)를 받아보세요.
외출 후 루틴 만들기
나쁨인 날 외출했다면 돌아온 뒤의 몇 분이 중요합니다.
- 현관에서 겉옷을 털고, 가능하면 외출복은 바로 갈아입으세요.
- 손 씻기와 세안, 코 주변까지 씻어내면 몸에 붙어 온 먼지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목이 칼칼한 날엔 물을 자주 마셔 목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실내가 건조하면 가습으로 코와 목 점막이 마르지 않게 해주세요.
- 쓴 마스크는 본문에서 설명한 기준대로 교체하고, 눈 따가움·기침 같은 증상이 며칠씩 계속되면 참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이 루틴은 미세먼지철에만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감기철 위생 관리와도 대부분 겹칩니다. 한 번 몸에 붙여두면 사계절 내내 써먹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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