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태풍은 8~9월에 집중됩니다. 예보가 뜨고 상륙까지는 보통 2~3일 — 그 사이에 무엇을 하느냐가 피해를 가릅니다. 행정안전부 국민행동요령을 바탕으로, 실제로 하루면 끝나는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① 창문 — X자 테이프가 핵심이 아닙니다
유리창에 테이프로 X자를 붙이는 장면이 익숙하지만, 강풍에 유리가 깨지는 주원인은 창틀과 유리 사이의 흔들림입니다. 그래서 요령의 핵심은 ① 창문을 꼭 닫고 잠금장치까지 걸기 ② 오래돼 헐거운 창이라면 창틀과 유리 사이 틈을 테이프·종이 등으로 채워 고정하는 것. X자 테이프는 깨졌을 때 파편이 튀는 걸 다소 줄여주는 보조 수단 정도로 생각하세요. 태풍이 지나는 동안에는 창문에서 떨어져 지내는 게 안전합니다.
② 집 밖 물건 — 날아가는 것과 막히는 것
- 베란다·옥상·현관 밖 물건 들이기 — 화분, 빨래 건조대, 자전거, 돗자리. 강풍에는 전부 흉기가 됩니다
- 배수구 점검 — 베란다·옥상·집 앞 빗물받이가 낙엽·쓰레기로 막혀 있으면 역류·침수로 이어져요. 비 오기 전에 뚫어두세요
- 간판·조립식 구조물이 있는 자영업자라면 고정 상태를 미리 점검
③ 차 — 옮기는 데 10분, 물에 잠기면 끝
하천변·저지대·지하주차장이 침수 단골입니다. 폭우 예보가 겹쳐 있다면 차를 지대 높은 곳으로 미리 이동해두세요. 지자체가 하천 둔치 주차장을 통제하면 반드시 따르고, 운전 중 물이 차오르기 시작할 때의 행동은 폭우 침수 행동요령에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④ 정전·단수 대비 — 비상용품 한 바구니
- 손전등·보조배터리(양초는 화재 위험이 있어 권하지 않습니다), 휴대용 라디오가 있다면 함께
- 마실 물과 며칠치 상비약, 부탄가스 버너(정전 시 조리)
- 냉장고는 열지 않으면 몇 시간은 버팁니다 — 정전되면 문 여닫기를 최소로
- 스마트폰에 안전디딤돌 앱을 설치해두면 우리 지역 특보·대피 정보를 받아볼 수 있어요
⑤ 지나간 뒤 — 복구 전에 기록부터
- 주택·차량이 파손됐다면 수리 전에 사진부터 — 보험 청구와 재난지원금 신청의 근거가 됩니다
- 침수됐던 집은 전기·가스를 바로 쓰지 말고 점검 후 사용, 수돗물은 안내가 있을 때까지 끓여 마시기
- 주택은 정부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풍수해보험 대상이기도 합니다 — 상습 침수 지역이라면 태풍 전 가입을 알아볼 만해요(세부는 지자체·보험사 확인)
태풍 경로와 우리 동네 예보는 날씨 도구에서, 특보 기준과 재난 문자는 기상청·국민재난안전포털 안내를 따르세요.
본 글은 행정안전부·기상청의 국민행동요령을 바탕으로 한 일반 안내입니다. 실제 재난 상황에서는 지자체와 당국의 안내를 최우선으로 따르세요.
예보를 읽는 법 — 확인할 것은 세 가지
태풍 예보에서 볼 것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특보 문자가 온 뒤에 시작하면 이미 늦는 일이 많으니, 이 세 가지로 대비 타이밍을 잡으세요.
- 우리 지역이 영향권에 드는 시각대 — 대비는 비바람이 시작되기 전에 끝나야 합니다. 예보에서 우리 지역 접근 시각을 확인하고, 거기서 반나절 이상 앞서 준비를 마치는 걸 목표로 하세요
- 예상 경로는 바뀔 수 있다는 전제 — 비껴간다는 예보였다가 다시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륙 전날까지는 최신 예보를 다시 확인하는 게 원칙이에요
- 비가 문제인지 바람이 문제인지 — 같은 태풍이라도 지역에 따라 주된 위험이 다릅니다. 폭우 중심이면 침수 대비를, 강풍 중심이면 창문과 시설물 대비를 앞순위에 두세요
- 중심이 지나간 직후의 바람 — 태풍 중심이 지나갔다고 바로 안전해지는 게 아닙니다. 바람 방향이 바뀌며 다시 강해지는 구간이 있으니 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경계를 유지하세요
사는 곳에 따라 대비 순서가 다릅니다
- 반지하·1층·저지대 주택 — 최우선 위험은 침수입니다. 물이 들어올 수 있는 출입구와 낮은 창 주변을 미리 살피고, 물막이판이나 모래주머니를 구할 수 있다면 준비해두세요. 침수가 시작되면 짐보다 사람이 먼저 나간다는 원칙을 가족과 공유해야 합니다
- 고층 아파트 — 위험은 강풍 쪽입니다. 창문 단속에 더해 베란다 배수구가 막히지 않았는지 확인하세요. 막혀 있으면 빗물이 집 안으로 넘칠 수 있습니다. 정전으로 엘리베이터가 멈출 수 있다는 것도 계산에 넣어두세요
- 옥탑·단독주택 — 지붕, 물받이, 마당의 구조물처럼 바람에 뜯길 수 있는 곳을 태풍 전날까지 점검하세요. 태풍이 시작된 뒤에는 절대 지붕에 올라가면 안 됩니다
- 상가·점포 — 간판 고정과 함께 출입문 유리 주변에 물건을 쌓아두지 않기(파손 시 2차 피해), 바닥에 있는 전기 설비는 높은 곳으로 올려두기가 기본입니다
태풍이 지나는 동안 — 하지 말아야 할 것들
- 외출 자체를 줄이세요 — 특히 바람과 비가 절정인 시간대에는 짧은 볼일도 미루는 게 원칙입니다. 날아오는 간판과 부러진 가로수가 가장 큰 위험이에요
- 침수된 도로, 지하차도, 하천변에 접근하지 마세요 — 물 깊이는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 지하 공간에 물이 들기 시작하면 내려가지 마세요 — 지하주차장의 차나 물건을 챙기러 가는 사이 물은 생각보다 빠르게 붑니다
- 정전 중 엘리베이터 이용 금지 — 갇힘 사고로 이어집니다. 계단을 이용하세요
- 논둑이나 물꼬, 방파제 상태를 확인하러 나가는 것 — 매년 반복되는 인명 사고의 전형적인 유형입니다
가족과 미리 정해둘 세 가지
물건 준비만큼 중요한 게 약속입니다. 태풍 전날 저녁, 5분이면 정할 수 있어요. 아이가 있다면 왜 준비하는지 함께 이야기해두는 것만으로 실제 상황에서 겁을 덜 먹습니다.
- 모이는 장소 — 집에 있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어디로 갈지(가까운 대피소, 친척 집 등)를 정해두세요. 대피소 위치는 안전디딤돌 앱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연락이 안 될 때의 규칙 — 재난 시에는 통화가 몰려 전화가 안 터질 수 있어요. 문자로 남기기, 정해진 시각에 다시 시도하기 같은 규칙을 정해두면 불안이 줄어듭니다
- 각자의 역할 — 누가 창문을 점검하고, 누가 비상용품을 챙기고, 반려동물은 누가 맡을지 정해두면 급할 때 우왕좌왕하지 않습니다
이웃에 혼자 계신 어르신이 있다면 대비 소식을 한 번 전해드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 상황에서는 지자체 재난 문자와 당국의 안내가 우선이니, 대피 안내가 오면 판단을 미루지 말고 바로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