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리와 복리, 적금·예금에서 진짜 뭐가 다를까

Stacked coins and a classic alarm clock symbolize the value of time and money.

재테크 얘기에 꼭 나오는 '복리의 마법'. 그런데 막상 내 적금은 별로 티가 안 납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복리가 언제 진짜 위력을 내는지 숫자로 짚어볼게요.

한 줄 정의

  • 단리원금에만 이자가 붙습니다. 이자는 매번 똑같은 금액이에요.
  • 복리 — 원금 + 그동안 쌓인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습니다. 이자가 이자를 낳으며 눈덩이처럼 불어나죠.

1,000만원을 연 3%로 두면 (단리 vs 연복리)

  • 3년: 단리 약 90만원 / 복리 약 92.7만원 → 차이 약 2.7만원
  • 10년: 단리 300만원 / 복리 약 344만원 → 차이 약 44만원
  • 20년: 단리 600만원 / 복리 약 806만원 → 차이 약 206만원

3년에선 몇만 원 차이라 '마법'이 안 느껴지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격차가 기하급수로 벌어집니다. 복리는 금리가 높을수록, 기간이 길수록 위력을 냅니다. 짧게 굴리면 단리든 복리든 거의 비슷해요.

기억하기 쉬운 '72의 법칙'

72 ÷ 금리(%) ≈ 원금이 2배가 되는 햇수(복리 기준). 예를 들어 연 3%면 72÷3 = 약 24년, 연 6%면 72÷6 = 약 12년이면 원금이 두 배가 됩니다. 금리가 두 배면 두 배 되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라, "금리를 조금이라도 높이는 것"이 왜 중요한지 감이 옵니다.

그럼 내 적금은 왜 티가 안 날까

두 가지 이유예요.

  • 대부분의 은행 적금은 단리입니다. '월복리 적금'은 상품명에 복리라고 따로 표시돼 있어요.
  • 적금은 매달 조금씩 넣는 구조라, 먼저 넣은 돈만 오래 이자를 받고 마지막 달 넣은 돈은 한 달치 이자만 받습니다. 그래서 "연 3% 적금"이라고 표시돼도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예금 3%의 절반 정도로 느껴지는 거예요 (이게 '표면금리'와 '실질 수익'의 차이입니다).
여기에 이자소득세 15.4%도 자동으로 떼입니다. 그래서 세전 이자와 실수령액이 또 달라져요.

내 예·적금이 만기에 세금까지 떼고 실제로 얼마가 되는지는 계산기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위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근사치이며, 세금·복리주기(월/연)에 따라 실제 금액은 달라집니다.

복리를 만드는 세 가지 재료

복리 효과의 크기는 결국 세 가지가 정합니다. 원금, 금리, 그리고 시간이에요.

  • 원금 — 굴리는 돈이 클수록 같은 금리라도 불어나는 금액이 커집니다. 다만 원금은 하루아침에 키우기 어렵죠.
  • 금리 — 높을수록 좋지만, 예·적금에서 내가 고를 수 있는 금리 폭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 시간 — 셋 중 유일하게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일찍 시작할수록 무조건 유리한 재료입니다. 복리 곡선은 뒤로 갈수록 가팔라지기 때문에, 먼저 시작한 사람을 늦게 시작한 사람이 원금만으로 따라잡기는 점점 어려워져요.

그래서 "얼마를 넣을까"만큼 "언제 시작할까"가 중요합니다. 금액이 작아도 일단 시작해서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 복리를 쓰는 첫걸음이에요. 다만 급하게 쓸 돈까지 묶어두면 중간에 깨게 되니, 오래 둘 수 있는 돈인지부터 구분하는 게 먼저입니다.

단리 상품으로 복리를 직접 만드는 법

복리 상품이 드물다고 복리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합쳐 통째로 다시 예치하면, 지난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 구조를 내 손으로 만들 수 있어요. 흔히 '재예치'라고 부르는 방법입니다.

  • 만기가 되면 이자를 찾아 쓰지 말고 원금과 이자 전액을 새 예금으로 옮기세요. 이 반복이 곧 복리입니다.
  • 은행 앱의 자동 재예치(자동 연장) 설정을 켜두면 잊어버려도 이어집니다. 다만 연장 시점의 금리로 다시 적용되는 게 보통이니 조건은 확인하세요.
  • 만기 지난 돈을 그냥 두면 통상 약정 금리보다 훨씬 낮은 '만기 후 이율'이 적용됩니다. 복리는커녕 사실상 돈이 쉬는 상태가 되니, 만기일 알림을 걸어두는 게 좋아요.
  • 예치 기간을 짧게 나눠 여러 번 돌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중간에 이자가 원금으로 합쳐지는 시점이 그만큼 늘어나니까요. 다만 기간이 짧은 예금은 금리가 낮게 붙는 경우가 많아서, 총액 기준으로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복리가 거꾸로 작동할 때: 빚

복리의 눈덩이 효과는 저축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빚에서도 똑같이 작동해요. 갚지 못한 이자가 원금에 더해지고, 다음 달엔 그 커진 덩어리에 다시 이자가 붙는 구조라면, 내 돈이 불어나는 속도가 아니라 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기하급수가 됩니다.

  • 연체 이자나 결제 대금을 다음 달로 미루는 방식의 빚은 이런 구조가 되기 쉽습니다. 게다가 이런 빚의 금리는 예·적금 금리보다 훨씬 높은 게 보통이에요.
  • 그래서 고금리 빚을 먼저 갚는 것은 그 금리만큼 확정 수익을 내는 복리 투자와 같습니다. 저축과 상환을 저울질할 때는 이 관점으로 비교해보세요.
  • 당장 빚을 다 갚기 어려운 시기라도 이자만큼은 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자가 밀려 원금에 얹히는 순간부터 눈덩이가 반대 방향으로 구르기 시작하거든요.

반대로 말하면, 복리의 원리를 아는 사람은 빚 앞에서 더 신중해집니다. 돈이 불어나는 쪽에서는 수십 년 걸리는 일이, 무는 쪽에서는 훨씬 빠른 속도로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복리에 대한 흔한 오해 셋

  • "복리 상품이어야만 복리다?" — 아니에요. 위의 재예치처럼 이자를 계속 원금에 합쳐가면 어떤 상품으로도 복리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상품 이름보다 이자를 빼 쓰느냐, 합쳐 두느냐가 본질이에요.
  • "몇 년 안에 마법이 보일 것이다?" — 복리 곡선은 앞부분이 완만합니다. 초반 몇 년은 단리와 거의 차이가 없는 게 정상이에요. 티가 안 난다고 중간에 그만두면, 곡선이 가팔라지는 구간을 영영 못 만납니다.
  • "이자만 조금씩 찾아 써도 비슷하다?" — 이자를 찾아 쓰는 순간 복리 사슬이 끊깁니다. 그때부터는 계속 단리예요. 생활비 계좌와 불리는 계좌를 분리하고, 불리는 쪽 이자는 건드리지 않는 규칙을 만들어 두는 게 좋습니다.

이자 계산 방식과 만기 후 이율은 상품마다 다릅니다. 특히 이자를 언제 원금에 합쳐주는지(매달인지 만기인지)는 상품 약관과 설명서에 나와 있으니, 복리 구조를 기대하고 가입한다면 이 부분부터 찾아 읽어보세요. 헷갈리면 해당 은행에 직접 물어보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예·적금 만기 수령액 계산 →

자주 묻는 질문

Q. 은행 예금은 단리인가요 복리인가요?
대부분 단리이고 복리 상품은 드뭅니다. 만기 때 원리금을 다시 예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복리 효과를 만드는 게 일반적입니다.
Q. 월복리 적금이라는 상품은 뭐가 다른가요?
이자를 매달 원금에 더해 계산하는 방식이지만, 가입 기간이 짧으면 단리와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금리 자체가 높은 상품이 우선이고 복리 방식은 보너스로 보는 게 맞습니다.
Q. 72의 법칙은 얼마나 정확한가요?
암산용 근사치로, 일반적인 금리 범위에서 오차가 크지 않습니다. 정확한 값이 필요하면 계산기를 쓰되 감을 잡는 용도로는 충분합니다.
Q. 투자 수익도 복리로 계산되나요?
재투자하면 복리 구조가 되지만 수익률이 변동하고 손실도 복리로 작동합니다. 예금의 확정 복리와는 위험이 다르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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