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부등본, 갑구·을구만 읽을 줄 알면 됩니다 (보증금 지키기 2편)

Close-up of a person writing in an outdoor logbook on a table.

등기부등본(등기사항전부증명서)은 그 집의 '신분증+빚 내역서'입니다. 인터넷등기소에서 누구나 주소만 알면 열람 700원, 발급 1,000원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세 부분만 순서대로 보면 됩니다.

① 표제부 — 내가 계약하려는 그 집이 맞는지

건물의 주소·면적·용도가 나옵니다. 계약서의 주소·동·호수와 정확히 일치하는지 대조하세요. 특히 다세대·오피스텔은 호수 표기가 실제 현관 표시와 다른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② 갑구 — 소유권: 계약 상대가 진짜 주인인가

갑구에는 소유권 변동 이력이 나옵니다. 확인할 것은 두 가지예요.

  • 현재 소유자 이름이 계약하러 나온 사람(신분증)과 일치하는가 — 대리인이라면 위임장·인감증명서 확인
  • 가압류·가처분·압류·경매개시결정 같은 단어가 있는가 — 하나라도 있으면 소유권 분쟁 중이라는 신호이니 계약을 피하는 게 안전합니다

소유자가 개인이 아니라 신탁회사로 되어 있다면, 집주인 행세를 하는 사람에게 임대 권한이 없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신탁원부를 확인하고, 확인이 어려우면 계약하지 않는 게 좋아요.

③ 을구 — 빚: 이 집에 나보다 먼저인 돈이 얼마인가

을구에는 근저당권(담보대출) 등이 나옵니다.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금보다 부풀려 설정되는 금액으로, 통상 원금의 110~120% 수준입니다. 핵심 계산은 이것 하나예요.

채권최고액 + 내 보증금이 집의 시세를 넘보는 수준이라면 위험합니다. 경매로 넘어갔을 때 낙찰가에서 선순위 대출을 갚고 나면 내 보증금이 남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시세는 호가가 아니라 실거래가로 확인하세요.

④ 두 번 떼보세요

등기부는 계약 직전에 한 번, 잔금 치르기 직전에 한 번 확인하는 게 정석입니다. 계약 후 잔금일 사이에 새 대출이 설정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기 때문입니다. 전입신고·확정일자까지 이어지는 절차는 보증금 지키기 1편을 보세요.

※ 본 글은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권리관계가 복잡한 매물은 계약 전 전문가(법무사·변호사)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⑤ 등기부 단골 용어, 뜻을 알면 무섭지 않습니다

  • 근저당권 — 은행 등이 대출을 내주며 집을 담보로 잡은 권리입니다. 갚고 빌리기를 반복할 수 있는 대출이라, 실제 빚 대신 '채권최고액'이라는 상한선으로 표시돼요. 실제 남은 대출이 얼마인지는 소유자 쪽에 금융기관의 상환 내역 확인을 요청해 볼 수 있습니다
  • 전세권 — 전세 보증금을 등기부에 올려 보호하는 권리입니다. 을구에 다른 사람의 전세권이 살아 있다면 그 보증금이 나보다 먼저라는 뜻이니, 언제 말소되는지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해요
  • 임차권등기명령 — 이전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 나가면서 걸어둔 권리입니다. 이 표시가 있다면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안 돌려준 이력이 있다는 강력한 경고예요
  • 가등기 — 장차 소유권이 남에게 넘어갈 수 있음을 예고하는 등기입니다. 이런 집은 계약 상대가 바뀔 수 있어 위험 신호로 봅니다
  • 가압류와 압류 — 압류는 확정된 빚 문제로 재산이 묶인 것, 가압류는 소송에 앞서 미리 묶어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소유자가 채무 분쟁에 얽혀 있다는 뜻이에요

⑥ 읽는 기술 — 빨간 줄과 접수 순서

등기부를 처음 열면 항목이 많아 복잡해 보이지만, 글자에 줄이 그어진(말소된) 항목은 이미 효력이 없는 과거 기록입니다. 살아 있는 권리만 추리면 실제로 볼 것은 몇 줄 안 돼요. "지금 살아 있는가"와 "언제 접수됐는가", 이 두 가지만 붙들면 길을 잃지 않습니다. 익숙해지면 한 통을 훑는 데 몇 분이면 충분해요.

  • 말소되지 않은 항목만 추려 접수 날짜 순서로 보세요 — 경매에서 누가 먼저 돈을 받아 가는지는 접수 순서가 기준입니다
  • 근저당이 여러 건이면 채권최고액을 전부 합산해서 판단하세요 — 가장 큰 것 한 건만 보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 말소된 기록도 이력으로는 의미가 있습니다 — 경매개시결정이 올라왔다가 말소된 흔적이 있다면 이 집이 경매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다는 뜻이니, 소유자의 자금 사정을 한 번 더 생각해 보세요
  • 발급할 때 "말소사항 포함"을 고르면 과거 이력까지, "현재 유효사항"만 고르면 살아 있는 권리만 깔끔하게 볼 수 있습니다

⑦ 아파트와 단독·다가구는 떼는 방법이 다릅니다

아파트·빌라 같은 집합건물은 등기부 한 통에 건물과 대지 지분이 함께 나오지만, 단독·다가구주택은 토지와 건물의 등기부가 따로 있습니다. 겉모습이 비슷해도 다세대주택(빌라)은 호수마다 등기가 나뉜 집합건물이고,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한 명 소유인 단독주택이라 서류 구조가 달라요. 이 차이를 모르고 건물 것만 확인하는 실수가 많습니다. 원룸 건물에 세 들 때 이 구분을 모르면 확인해야 할 서류의 절반을 놓치는 셈이에요.

  • 단독·다가구는 토지 등기부와 건물 등기부를 모두 발급해 양쪽의 근저당·압류를 다 확인하세요 — 토지에만 잡힌 대출도 경매 때는 똑같이 영향을 줍니다
  •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서로 다르다면 권리관계가 꼬여 있다는 신호이니, 전문가 확인 없이 계약하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 집합건물이라면 표제부에 대지권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 대지권 등기가 없는 물건은 따져볼 것이 많아집니다

⑧ 이력에서 읽는 신호들

등기부는 현재 상태만이 아니라 그 집의 역사도 보여줍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런 흔적이 보이면 한 번 더 따져보세요. 소유자가 짧은 기간에 여러 번 바뀐 집, 산 지 얼마 안 된 소유자가 곧바로 전세를 놓는 집(특히 매매가와 전세 보증금이 비슷한 경우), 근저당의 설정과 말소가 어지럽게 반복된 집은 자금 사정이나 거래 구조에 사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의심스러운 이력은 중개사에게 이유를 직접 물어보고, 답이 석연치 않으면 계약을 서두르지 마세요. 해석이 어려운 등기부를 계약 전에 법무사 같은 전문가에게 보여주고 확인받는 비용은, 보증금 전체를 지키는 것에 비하면 가장 싼 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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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등기부가 깨끗하면 안전한 집인가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집주인의 세금 체납은 등기부에 나오지 않는데 보증금보다 앞설 수 있어서, 임대인 동의를 받아 미납 국세·지방세 열람 제도를 활용하는 것까지가 완전한 확인입니다.
Q. 근저당이 있는 집은 계약하면 안 되나요?
금액이 문제입니다. 채권최고액과 내 보증금의 합이 시세 대비 여유가 있으면 거래되는 경우도 많고, 잔금으로 대출을 갚고 말소하는 조건이라면 특약에 말소 의무를 명시하고 잔금일에 확인해야 합니다.
Q. 소유자가 사망한 집인데 상속인과 계약해도 되나요?
상속 등기가 완료된 뒤 등기부상 소유자와 계약하는 게 원칙입니다. 등기 전이라면 상속 관계 증명 서류 확인이 필요해 복잡하므로 전문가 검토 없이 진행하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Q. 열람용과 발급용은 뭐가 다른가요?
내용은 같고, 관공서 제출용 증명서가 필요한 경우에만 발급용을 쓰면 됩니다. 계약 전 확인 용도라면 700원짜리 열람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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