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월세 계약서를 썼다고 보증금이 저절로 보호되는 게 아닙니다. 법이 세입자를 지켜주는 두 가지 장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쳐야 생깁니다. 이사 당일 해야 하는 이유까지 정리했어요.
① 전입신고 — "이 집에 내가 산다"는 공적 기록
전입신고는 이사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해야 하는 의무지만, 보증금 보호 관점에서는 이사(입주) 당일에 바로 하는 게 중요합니다.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치면 다음 날 0시부터 대항력이 생기는데, 대항력이 있어야 집주인이 바뀌어도 계약 기간과 보증금 반환을 새 주인에게 주장할 수 있어요.
신고는 주민센터 방문 또는 정부24 온라인으로 가능합니다.
② 확정일자 — 경매에 넘어가도 배당 순위를 잡아주는 도장
확정일자는 "이 계약서가 이 날짜에 존재했다"는 공적 증명입니다. 대항력(인도+전입신고)과 확정일자를 모두 갖추면 우선변제권이 생겨서,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배당을 받을 수 있어요.
받는 방법은 세 가지 중 하나면 됩니다.
- 주민센터에서 계약서 원본에 확정일자 도장 받기
- 인터넷등기소에서 계약서 스캔본으로 온라인 신청
- 주택 임대차 신고(보증금 6천만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원 초과 시 의무)를 하면서 계약서를 첨부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됩니다 — 이 경우 별도로 받을 필요 없음
③ 왜 '당일'이 중요한가 — 하루 차이의 함정
대항력은 신고 다음 날 0시에 생기는데, 근저당권은 설정한 당일 효력이 생깁니다. 만약 잔금 치르고 전입신고한 바로 그날 집주인이 대출을 받아 근저당이 설정되면, 근저당이 하루 앞서게 됩니다. 그래서 잔금일에 등기부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전입신고·확정일자는 미루지 말고 당일 처리하는 게 안전해요.
④ 이사 전 마지막 점검
계약 전 단계의 안전 점검(등기부·실거래가·보증보험)은 전세 계약 전 30분 체크리스트 글을 함께 보세요. 시세가 궁금하면 실거래가 조회 도구로 같은 단지의 진짜 거래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⑤ 주소를 '정확히' 쓰는 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전입신고의 효력은 주민등록이 실제 주소와 일치할 때 생깁니다. 건물 유형에 따라 기준이 달라요.
- 아파트·다세대(빌라 중 호수별 등기) — 동·호수까지 정확해야 합니다. 계약서와 등기부의 표기("B동 201호" vs "비동 201호")를 그대로 따라 쓰는 게 안전하고, 잘못 쓰면 대항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 다가구주택(집주인이 한 명인 원룸 건물) — 법적으로는 단독주택이라 지번까지만 정확하면 되는 것으로 다뤄져 왔습니다. 다만 내 건물이 다가구인지 다세대인지는 등기부로 확인하는 게 확실합니다 — 겉모습으로는 구분이 안 됩니다.
등기부에서 뭘 봐야 하는지는 등기부등본 읽는 법에서 이어서 다룹니다.
⑥ 확정일자가 없어도 지켜지는 최소한 — 최우선변제
보증금이 지역별 기준 이하인 소액임차인은, 대항요건(인도+전입신고)만 갖췄다면 확정일자가 없어도 보증금 중 일정액을 다른 담보권자보다 먼저 배당받을 수 있는 최우선변제 제도가 있습니다. 기준 금액은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르고 개정되므로, 내 보증금이 해당하는지는 계약 시점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어디까지나 '일정액'의 안전망일 뿐이니, 확정일자는 금액과 무관하게 받아두는 게 원칙입니다.
⑦ 순위 다음 단계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전입신고·확정일자는 배당 순위를 지켜주지만, 집이 경매에서 낮게 팔리면 순위가 좋아도 전액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게 전세보증금 반환보증(HUG 주택도시보증공사, HF 주택금융공사, SGI서울보증)입니다 —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돌려주면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하고 집주인에게 구상하는 구조예요. 가입에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요건으로 들어가니, 이 글의 두 가지는 보증보험의 입장권이기도 합니다. 보증료·가입 요건은 기관별로 다르니 계약 직후 알아보는 걸 권합니다.
⑧ 갱신·증액·중도 퇴거 — 다시 챙겨야 하는 순간들
- 보증금을 올려서 갱신했다면 — 올린 금액(증액분)의 순위는 증액 계약서에 새로 받은 확정일자부터 시작합니다. 기존 보증금의 순위는 유지되지만, 증액분은 새 확정일자를 받지 않으면 보호에 공백이 생깁니다.
- 보증금을 못 받았는데 먼저 이사 가야 한다면 — 그냥 전출하면 대항력·우선변제권이 사라집니다.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고 등기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에 이사해야 기존 순위가 유지됩니다.
- 집주인이 바뀌었다면 — 대항력이 있다면 계약은 새 주인에게 그대로 승계됩니다. 불안하다면 새 주인과 승계 확인 문구를 남겨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⑨ 이사 당일 타임라인 (실전 순서)
- 아침, 잔금 치르기 직전 — 등기부등본을 그 자리에서 한 번 더 발급해 새 근저당·가압류가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 (인터넷등기소에서 몇 분이면 됩니다)
- 잔금 → 열쇠(인도) — 이 순간부터 '인도' 요건이 충족됩니다
- 그 길로 전입신고 + 확정일자 — 주민센터에서 한 번에 처리하거나, 정부24(전입신고)와 임대차 신고(확정일자 자동 부여)를 온라인으로. 임대차 신고 의무 대상(보증금 6천만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원 초과)이라면 계약 후 30일 이내 신고도 함께 해결됩니다
- 저녁 — 관리비 정산·계량기 검침값을 전 세입자와 사진으로 남기고, 확정일자 받은 계약서 원본은 등기부·특약과 함께 한 폴더에 보관
이사 전후의 나머지 준비(공과금·우편물·전학 등)는 이사 체크리스트에 순서대로 정리해 뒀습니다.
※ 본 글은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은 대한법률구조공단,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식 기관 상담을 이용하세요.
- 국가법령정보센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 등) ·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이 경우 전입신고를 한 때에 주민등록이 된 것으로 본다」 — 글의 '인도+전입신고를 마치면 다음 날부터 대항력' 근거입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보증금의 회수) · 제2항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 — 확정일자가 경매 배당 순위를 만든다는 근거입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주민등록법 제16조(거주지의 이동) · 제1항 「신거주지에 전입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 전입신고를 하여야 한다」 — 글의 '14일 이내 신고 의무' 근거입니다. 이를 어겼을 때의 과태료(5만원 이하)는 같은 법 제40조 제4항에 따로 있으며, 그 조문도 열어 확인했습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의3(주택 임대차 계약의 신고) · 제1항 「보증금이 6천만원을 초과하거나 월 차임이 30만원을 초과하는 주택 임대차 계약」 — 글이 말하는 임대차 신고 의무 기준 금액의 근거입니다. 신고 기한 30일(모법 제6조의2 제1항)과 계약서 제출 시 확정일자 부여 의제(모법 제6조의5 제3항)도 각각 열어 확인했으나, 이 링크 자체에는 금액 기준만 실려 있습니다.
제도와 금액은 바뀔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 전에는 위 공식 자료에서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