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피해의 대부분은 계약 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들입니다. 부동산 말만 믿지 말고, 아래 4가지는 직접 확인하세요. 다 합쳐도 40분이면 됩니다.
① 실거래가로 시세 확인 (5분)
실거래가 조회에서 같은 단지·비슷한 면적의 최근 전세 보증금을 보세요. 내가 계약하려는 보증금이 매매가에 육박하거나(전세가율 80% 이상) 주변 전세 시세보다 유독 높다면 위험 신호입니다. 오피스텔도 전월세 탭에서 똑같이 확인할 수 있어요.
② 등기부등본 떼보기 (10분, 700원)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누구나 뗄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
- 갑구 — 집주인이 계약 상대방과 같은 사람인지, 압류·가압류·경매 이력은 없는지
- 을구 — 근저당(대출)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근저당 + 내 보증금이 매매 시세를 넘으면 경매 시 보증금을 잃을 수 있어요
- 계약 당일에도 한 번 더 — 계약 직전에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③ 집주인 세금 체납 확인 (등기부에 안 나오는 숨은 빚, 5분)
근저당은 등기부에 나오지만, 집주인이 밀린 세금(국세·지방세)은 등기부에 안 나옵니다. 그런데 체납 세금은 경매 때 내 보증금보다 먼저 배당돼서, 모르고 계약하면 낭패를 봅니다. 2023년부터 임대인 동의 없이도 확인할 수 있게 바뀌었어요.
- 국세 — 관할 세무서(또는 홈택스)에서 '미납국세 열람' 신청. 보증금 1,000만원 초과면 임대인 동의 없이 가능
- 지방세 — 시·군·구청(또는 위택스)에서 체납·납세증명 확인
- 계약서에 "계약일 현재 미납 세금 없음" 특약을 넣고, 있으면 잔금 전 완납 조건을 거는 게 안전합니다
숫자로 보는 위험선 — 전세가율
시세 3억 원짜리 집의 전세보증금이 2억 7천이라면 전세가율 90% —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다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는 위험 신호입니다. 통상 전세가율이 낮을수록 안전하고, 80%를 넘기면 보증보험 가입도 어려워지는 추세예요. ①에서 확인한 실거래가로 보증금 ÷ 시세를 꼭 계산해보세요. 근저당이 있다면 채권최고액을 더해서 따져야 합니다.
④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10분)
HUG·HF·SGI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돌려줘도 기관이 대신 돌려주는 제도예요. 중요한 건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집은 그 자체가 위험 신호"라는 점입니다. 계약 전에 가입 가능한 매물인지 공인중개사에게 확인 요청하세요. 전세대출을 쓸 계획이면 금리 비교의 전세대출 탭에서 은행별 금리도 미리 봐두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잔금은 등기부상 소유자 명의 계좌로만 보내고, 이사 당일 전입신고 + 확정일자까지 받아야 보증금을 지키는 대항력이 생깁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별 사안은 전문가(변호사·법무사) 상담을 권해요.
계약 당일, 이 순서대로 확인하세요
서류 검토를 다 해뒀어도 계약 당일에 확인할 것들이 따로 있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마지막 관문이라 생각하고 순서대로 점검하세요. 긴장해서 놓칠 것 같으면 이 목록을 출력해 가서 하나씩 지워가며 확인해도 됩니다.
- 신분증과 등기부 대조 — 계약 자리에 나온 사람의 신분증 이름·생년월일이 등기부 갑구의 소유자와 일치하는지 직접 확인하세요. 부동산이 확인했다는 말로 넘기지 말고 내 눈으로 봐야 합니다.
- 대리인이 나왔다면 서류 세 가지 — 소유자의 위임장, 인감증명서, 대리인 신분증. 하나라도 없으면 계약을 미루는 게 맞습니다. 가능하면 소유자 본인과 영상통화로 계약 의사와 입금 계좌를 직접 확인하세요.
- 공인중개사 등록 확인 — 사무소에 걸린 중개사무소 등록증과 공제 관련 서류를 확인하세요. 등록된 중개사를 통한 계약이어야 문제가 생겼을 때 배상을 다툴 근거가 생깁니다.
- 특약 정리 — 잔금일까지 현재 등기 상태를 유지하고 추가 대출이나 권리 설정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 위반 시 계약 해제 조건을 명시하면 잔금 직전에 대출을 받는 상황을 막는 안전장치가 됩니다. 특약은 구두 합의가 아니라 계약서에 글로 남겨야 효력을 다툴 수 있어요.
이런 말이 나오면 한 번 더 의심하세요
- "시세보다 싸게 드리는 거예요" — 임대인이 손해 보는 조건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좋은 조건이 아니라 위험 신호로 읽으세요.
- "신축이라 시세가 아직 없어요" — 비교할 실거래가 없는 신축 빌라는 보증금을 부풀리기 쉬운 대표 유형입니다. 주변의 비슷한 연식·면적 전세가와 매매가를 넓게 비교해보세요.
- "보증보험은 입주하고 천천히 하세요" — 가입이 안 되는 매물이라는 걸 숨기려는 경우가 있어요. 가입 가능 여부는 계약 전에 확인하는 게 원칙입니다.
- "계좌는 관리인이나 가족 명의로 보내주세요" — 잔금은 등기부상 소유자 명의 계좌가 원칙입니다. 다른 명의를 요구하면 사유를 서면으로 남기고, 찜찜하면 보내지 마세요.
- "오늘 계약 안 하면 다른 사람이 가져가요" — 재촉은 검토를 건너뛰게 만드는 고전적인 수법입니다. 확인이 끝나지 않았다면 놓치는 쪽이 사고보다 낫다고 생각하세요.
입주 후에도 끝이 아닙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로 만든 대항력은 그 집에 주소를 유지해야 이어집니다. 계약 기간 중에 세대 전체가 잠시라도 다른 곳으로 전입하면 순위가 깨질 수 있으니, 주소를 옮길 일이 생기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한 뒤 움직이세요. 회사 기숙사나 가족 사정으로 주소를 옮겨야 할 때 무심코 전출했다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약 기간 중에도 가끔 등기부를 떼어 새로운 권리가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하면 좋습니다. 집주인이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으면 새 소유자가 임대인 지위를 이어받는 게 원칙이지만, 보증보험에 가입했다면 임대인 변경 사실을 보증기관에 알려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확인하세요. 만기에 이사할 계획이라면 계약서에 적힌 갱신 거절 통보 기한 안에, 문자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의사를 밝혀두는 게 안전합니다. 보증금 반환이 늦어질 조짐이 보이면 혼자 기다리지 말고 일찍 법률 전문가나 상담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게 손해를 줄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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