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클러스터의 마지막 조각입니다 — 합격 후 첫 서류인 근로계약서. 쓰지 않고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사용자 쪽 법 위반(벌금 대상)이고, 나중에 임금 분쟁이 생겼을 때 나를 지켜주는 1차 증거가 이 문서입니다.
계약서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들
- 임금 — 금액만이 아니라 구성항목(기본급·수당)·계산 방법·지급일과 지급 방법까지
- 소정근로시간 — 하루 몇 시간, 휴게시간은 언제인지
- 휴일과 연차 유급휴가
- 일하는 장소와 담당 업무
이 항목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필수 기재사항입니다. 그리고 서명한 계약서는 1부를 반드시 서면(또는 전자문서)으로 받아야 해요 — "나중에 준다"며 안 주는 것도 위반입니다.
사인 전에 유심히 볼 세 군데
- 수습 조항 — 수습 3개월간 감액(최대 10%)은 1년 이상 계약일 때만 가능하고, 단순노무 업무는 수습이어도 감액할 수 없습니다. 3개월 계약인데 수습 감액이 있다면 잘못된 계약서예요. 기준 금액은 최저임금 가이드에서.
- 포괄임금 조항 — "월급에 연장·야간수당 포함"이라는 문구입니다. 포함된 수당이 몇 시간분인지 명시돼 있는지 확인하고, 실제 연장근로가 그보다 많다면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4대보험 — 가입이 원칙입니다. "3.3% 떼고 프리랜서로 하자"는 제안은 실제로는 근로자인데 사업소득자로 위장하는 것일 수 있고, 실업급여·산재 보호를 잃게 됩니다.
내 근무 조건, 숫자로 확인
계약서의 시급·근무시간이 실수령으로 얼마가 되는지는 주휴수당 계산기와 연장·야간수당 계산기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 숫자와 계산기 결과가 다르면 서명 전에 물어보세요 — 그 질문이 가장 자연스러운 타이밍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계약서 미작성·미교부, 임금 미지급은 고용노동부 1350 상담 후 노동포털에서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가 없더라도 급여 이체 내역, 출퇴근 기록, 업무 지시 메시지로 근로관계를 입증할 수 있으니 기록을 남겨두세요.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와 세부 기준은 사업장 규모·계약 형태에 따라 다릅니다. 구체적인 분쟁은 고용노동부 상담(1350)이나 공인노무사와 확인하세요.
서명하는 날, 이 순서대로 하세요
계약서는 서명 전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게 원칙이에요. "다들 똑같은 양식이에요"라는 말에 대충 넘기지 마세요. 읽다가 모르는 조항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물어보고, 설명받은 내용은 메모로 남겨두세요. 서명 직후에는 계약서 전체를 휴대폰으로 촬영해두는 것까지가 한 세트입니다.
- 빈칸이 있는 계약서에는 서명하지 마세요 — "나중에 채워 넣겠다"며 서명부터 요구한다면, 그 빈칸에 무엇이 적힐지 알 수 없습니다
- 임금·근무시간처럼 중요한 칸이 "추후 협의"로만 돼 있다면 구체적인 내용을 적어달라고 요청하세요
- 읽을 시간을 주지 않고 서두르게 한다면 "읽어보고 내일 서명하겠다"고 말해도 됩니다 — 정상적인 회사라면 이 요청을 거절할 이유가 없어요
- 서명하는 판본이 협의 내용이 반영된 최종본인지 확인하세요 — 고치기로 한 내용이 빠진 예전 판에 그대로 서명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 계약서가 두 장 이상이라면 내가 받은 것과 회사 보관본이 같은 내용인지, 페이지가 빠짐없이 이어지는지 확인하세요
- 전자계약이라면 서명 완료 후 파일을 내려받아 개인 저장공간에 따로 보관하세요 — 회사 시스템에서만 볼 수 있는 상태로 두면 나중에 접근이 막힐 수 있어요
말로 한 약속은 계약서에 적혀야 약속입니다
면접에서 들은 조건과 계약서 내용이 다른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식대는 따로 챙겨줄게요", "몇 달 뒤에 올려줄게요" 같은 구두 약속은 분쟁이 생기면 입증이 어렵습니다. 중요한 조건이라면 계약서에 한 줄로라도 넣어달라고 요청하세요. 반영이 어렵다고 하면 최소한 문자나 메일로 해당 내용을 정리해 보내고 답장을 받아두는 게 차선책입니다. 이런 요청은 무례한 게 아니라 서로의 기억 차이를 줄이는 일이에요.
채용공고도 함께 보관해두세요. 공고에 적혀 있던 급여 조건이나 복리후생이 계약서에서 슬쩍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공고 화면을 캡처해뒀다면 협의할 때 근거가 됩니다. 공고와 계약서가 크게 다르다면 그 이유를 물어보는 것부터가 협상의 시작이에요.
있으면 한 번 더 확인해야 할 조항
- "중도 퇴사 시 위약금·손해배상을 문다"는 조항 —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런 문구가 있다면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계약서일 수 있어요
- "연봉에 퇴직금 포함" — 매달 월급에 퇴직금을 나눠 얹어준다는 식의 약정은 일반적으로 유효한 퇴직금 지급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문구가 보이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세요
- 휴게시간이 실제와 다르게 길게 잡힌 경우 — 휴게시간은 무급이라, 실제로는 일하는 시간이 휴게로 적혀 있으면 그만큼 임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납니다. 정말 쉴 수 있는 시간인지 확인하세요
- 근무 장소와 업무를 "회사가 정하는 바에 따른다"로만 적은 경우 — 입사 후 전혀 다른 일을 시켜도 다투기 어려워질 수 있으니, 주된 업무와 장소는 구체적으로 적는 게 안전합니다
- 비밀유지·경업금지 조항 — 퇴사 후까지 폭넓게 제한하는 문구라면 적용 범위와 기간을 확인하고, 판단이 어려우면 서명 전에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아요
계약 형태에 따라 하나씩 더 봅니다
- 기간제(계약직) — 계약 기간의 시작일과 종료일이 명확한지, 갱신이나 재계약에 대한 언급이 있다면 그 조건이 무엇인지 확인하세요. "자동 연장" 같은 모호한 표현은 해석 다툼의 씨앗이 됩니다
- 단시간(파트타임) — 요일마다 근무시간이 다르다면 근무일별 시작·종료 시각이 계약서에 담겨야 나중에 수당 계산 다툼이 없습니다
- 교대제 — 교대 주기와 야간 근무 여부가 적혀 있는지 보세요. 수당 계산의 출발점이 되는 정보입니다
- 일용직·초단기 — 하루 단위로 일하더라도 임금과 근로시간 같은 기본 조건은 문서로 받는 게 원칙입니다. 어렵다면 문자로라도 조건을 주고받아 기록을 남기세요
조항 하나하나의 유효성은 사업장 상황과 계약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요. 애매한 부분은 서명 전에 고용노동부 상담(1350)이나 공인노무사에게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서명 전의 10분이 몇 달짜리 임금 분쟁을 예방한다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은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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