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명세서의 '임금'은 하나처럼 보이지만, 노동법에서 임금은 두 가지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입니다. 연장근무 수당은 통상임금으로, 퇴직금은 평균임금으로 계산합니다. 어느 기준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받을 돈이 수십만 원씩 달라질 수 있는데도, 많은 직장인이 이 둘의 차이를 모른 채 회사가 계산해 주는 대로 받습니다. 핵심만 먼저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앞으로 일할 시간의 단가"는 통상임금, "이미 받아온 돈의 평균"은 평균임금이고, 2024년 대법원 판결로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용이며, 개별 수당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는 급여 구성과 판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분쟁은 고용노동부 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나 노무사 상담을 권합니다.
어떤 돈이 어떤 임금으로 계산되나
- 통상임금 기준: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해고예고수당, 연차 미사용수당(다수 회사), 출산전후휴가급여 등
- 평균임금 기준: 퇴직금, 휴업수당, 산재 보상(휴업급여 등), 실업급여의 기초일액 등
통상임금은 미리 정해진 '단가'라서 앞으로 일할 초과근무의 값을 매길 때 쓰고, 평균임금은 실제 지급된 돈의 평균이라서 퇴직금처럼 '그동안 받아온 수준'을 보장하는 돈에 씁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두 금액은 보통 다릅니다. 야근이 잦은 달이 많았다면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높고, 기본급 위주로 받아왔다면 둘이 비슷합니다. 이 구분만 알아도 급여명세서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통상임금 — 정기적·일률적으로 받는 돈의 시간 단가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일하기로 정한 시간)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입니다. 기본급이 대표적이고, 직책수당·자격수당처럼 조건을 갖춘 직원 모두에게 매달 고정적으로 나오는 수당, 전 직원에게 일률 지급되는 식대 등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반면 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나 금액이 달라지는 성과급, 일시적인 격려금은 제외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무에서 중요한 건 시급 환산입니다. 주 40시간 근무라면 주휴시간을 포함한 월 소정근로시간이 209시간이므로, 시간급 통상임금 = 월 통상임금 ÷ 209입니다. 이 시급에 1.5를 곱한 것이 연장근로 1시간의 값이 됩니다. 통상임금이 커지면 여기서 파생되는 각종 수당이 전부 함께 커지기 때문에, 회사가 어떤 항목까지 통상임금에 넣어 계산하는지가 실제 지갑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2024년 대법원 판결 —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
오랫동안 많은 회사가 "지급일에 재직 중인 사람에게만 준다"는 조건을 붙인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빼 왔습니다. '고정성'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고정성 요건을 폐기하면서, 재직 조건이나 최소 근무일수 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도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된다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방향으로 판례가 바뀌었습니다. 정기상여금 비중이 큰 회사라면 통상임금이 올라가고, 그만큼 연장·야간·휴일수당의 단가도 올라갑니다. 내 급여에 정기상여금이 있다면 회사의 통상임금 산정에 반영돼 있는지 확인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평균임금 — 최근 3개월간 실제 받은 돈의 평균
평균임금은 산정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간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달력 일수)로 나눈 금액입니다. 기본급뿐 아니라 그 기간에 받은 연장·야간·휴일수당까지 포함하는 '실제 지급 기반' 개념이고, 세전 금액 기준입니다. 연간 단위로 받는 상여금은 최근 1년 치의 3/12만 반영하는 등 세부 규칙도 있습니다.
퇴직금이 바로 이 평균임금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퇴사 직전 3개월의 급여가 퇴직금을 좌우합니다. 퇴직금 계산 구조와 수령 방법은 퇴직금·IRP 완전정리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반대로 퇴사 직전에 무급휴직 등으로 급여가 줄면 평균임금이 낮아질 수 있는데, 이를 막는 보호 장치가 다음 항목입니다.
둘이 역전되면 — 통상임금이 하한선이 된다
평균임금은 '실제 받은 돈' 기준이라 결근이나 무급휴가가 많았던 경우 통상임금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이런 경우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본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즉 퇴직금처럼 평균임금으로 계산하는 돈이 통상임금 기준보다 적어질 수는 없습니다. 퇴사 직전 사정으로 급여가 줄었던 분이라면 이 조항을 꼭 기억해 두세요.
숫자로 보는 예시
월 기본급 260만원에 전 직원 공통 식대 2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라면 월 통상임금은 280만원, 시간급 통상임금은 280만원 ÷ 209 ≈ 13,397원입니다. 연장근로 1시간에는 1.5배인 약 20,096원을 받아야 합니다. 한편 최근 3개월(총 92일) 동안 연장수당을 포함해 총 920만원을 받았다면 1일 평균임금은 10만원이고, 퇴직금은 여기에 30일과 근속연수를 곱해 계산됩니다. 내가 받는 가산수당이 맞는지는 연장·야간·휴일수당 계산기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행 체크리스트
- 급여명세서에서 매달 고정적으로 나오는 항목(기본급·고정수당·식대 등)을 표시해 월 통상임금을 계산해 보기
- 월 통상임금 ÷ 209로 내 시간급 통상임금 구해 두기 — 연장수당 검증의 출발점
- 정기상여금이 있다면 통상임금 산정에 포함돼 있는지 회사에 확인하기
- 퇴사를 앞두고 있다면 직전 3개월 급여 구성 점검 — 무급휴직 시기와 겹치지 않게 일정 조율
- 회사 계산이 의심되면 고용노동부(1350) 상담 — 임금채권 소멸시효는 3년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임금 > 급여 등의 산정기준이 되는 임금 > 평균임금 · 평균임금 정의(산정사유 발생일 이전 3개월 임금총액 ÷ 그 기간 총일수,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와 평균임금이 기준이 되는 급여 목록(퇴직금·휴업수당·재해보상금·구직급여·산재보험급여) — 글의 '평균임금 기준' 항목과 '최근 3개월 평균' 설명의 근거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임금 > 급여 등의 산정기준이 되는 임금 > 통상임금 · 통상임금 정의(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금액)와 통상임금이 기준이 되는 수당 목록(해고예고수당·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연차유급휴가수당·출산전후휴가급여), 2024.12.19. 대법원 전원합의체(2020다247190)가 '고정성'을 통상임금 개념징표에서 제외했고 새 법리는 선고일 이후 산정부터 적용된다는 설명,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방법(시행령 제6조 제2항)
- 고용노동부 공지사항 — 개정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25.2.6.) · 2024.12.19.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반영해 정부가 새로 낸 통상임금 판단 지침(담당 근로기준정책과, 본문 PDF 첨부) — 글의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 대목을 행정해석 차원에서 뒷받침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퇴직급여제도 > 퇴직급여 지급 > 퇴직금 지급 · 퇴직금 = 1일 평균임금 × 30일 × (재직일수 ÷ 365) 산정공식과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그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한다'는 규정 — 글의 '통상임금이 하한선이 된다' 단락의 직접 근거
제도와 금액은 바뀔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 전에는 위 공식 자료에서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